2025년 현재, 탄소중립은 글로벌 제조업의 지속가능성과 수출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탄소배출 비중이 높은 철강과 자동차 산업은 각국의 탄소 규제와 무역장벽에 직면하면서, 기술 전환과 공급망 구조 개편을 동시에 요구받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의 CBAM(탄소국경조정제도),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수정안 및 탄소 관련 원산지 규제, 일본과 캐나다의 녹색 조달 정책 등은 철강·자동차 업종에 복합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 생산 과정과 철강 제조공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는 새로운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철강·자동차 산업이 직면한 탄소중립 정책 환경을 정리하고, 주요 기술적·제도적 대응 과제를 중심으로 분석합니다.
1. 철강 산업: 고탄소 공정 전환의 압박
철강 산업은 전체 산업 탄소배출의 약 7~9%를 차지할 정도로 대표적인 고배출 업종입니다. 2025년 기준, 유럽과 미국은 철강 수입에 대해 탄소배출 기준을 적용하는 구조를 구체화하고 있으며, 한국산 철강제품도 직접적인 규제 대상에 포함되고 있습니다.
① 유럽 CBAM의 철강 영향
- 2026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CBAM의 대표 적용 품목이 철강
- 제품별 탄소집약도 기준 설정, 인증서 구매 의무화
- 고로(blast furnace) 기반 제품은 비용 증가 불가피
② 미국 IRA·탄소세 논의
- 미국은 자국 내 저탄소 철강 생산 장려 및 수입품 규제 논의 중
- FAIR Act 등 고탄소 철강 수입에 국경세 부과 검토
- IRA 내 조달기준에도 저탄소 제조공정 명시화 확대
③ 대응 과제
- 전기로(EAF) 전환 비율 확대 및 수소환원제철(HyREX 등) 도입
- 공정별 배출량 정량화 및 국제 인증체계 확보
-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구조 고도화 필요
특히 한국 철강업계는 유럽과 미국 수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친환경 인증과 국제공인 탄소배출 보고체계를 조기에 구축해야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2. 자동차 산업: 전기차 전환과 공급망 탄소 대응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 전환이라는 기술적 과제 외에도, 전기차 생산 전 과정의 탄소배출량을 관리해야 하는 이중 부담에 놓여 있습니다. IRA, CBAM, OEM의 ESG 조달 기준 강화 등은 전기차 부품·소재 공급사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① IRA의 전기차 관련 요건 강화
- 배터리 소재·광물의 미국 또는 FTA 국가산 사용 의무화
- 중국산 배제 규정 확대 → 한국 소재기업 타격 가능성
- 조립, 광물, 부품 원산지 별도 규정 → 공급망 복잡화
② OEM 주도의 탄소배출 인증 확대
- GM, 포드, 현대차 등 주요 완성차업체, 공급사에 Scope 1~3 배출량 요구
- 부품 단위의 탄소발자국 투명성 요구 증가
③ 대응 과제
- 배터리 소재 공급망 다변화 및 리사이클링 체계 구축
- 부품 제조 공정의 탄소 저감 기술 도입 (예: 고효율 주조, 절삭 등)
- 탄소정보 공유 플랫폼 참여 및 OEM 협업 강화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 전환 자체가 탄소중립의 일환이지만, 그 제조공정과 원재료 수급 전반의 탄소 기준 강화에 따라 경쟁력 구조가 재편되고 있습니다. 한국 자동차 공급망 전반의 디지털 탄소보고체계 구축이 시급합니다.
3. 제도적·공급망 측 대응 전략
철강과 자동차 산업 모두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구조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① 배출량 정량화와 제3자 인증 확보
- 공정별 CO₂ 배출량 LCA(Life Cycle Assessment) 기반 보고서 마련
- ISO 14067, GHG Protocol 등 국제기준 활용
- 국내외 인증기관을 통한 공신력 확보 필수
② 국제 규범 대응 시스템 구축
- CBAM, IRA, 일본·캐나다 조달기준 상시 모니터링 체계 필요
- 수출 대상국별 탄소 규정 DB 및 사전 통관 시뮬레이션 준비
③ 기술개발 및 정부지원 활용
- 정부 R&D 보조금, 수소환원제철·배터리 리사이클 관련 프로그램 적극 참여
- 수출 보조금보다 '탄소감축 성과 기반 인센티브' 제안 확대 필요
2025년 이후 주요 수출 시장에서 탄소중립 기준은 비관세 장벽의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특히 철강과 자동차는 규제 우선 적용 업종으로 분류되어 있어 체계적인 중장기 대응 전략이 필수적입니다.
결론: 기술-공급망-규범의 삼중 대응이 핵심
철강·자동차 산업은 탄소중립 전환에 있어 ‘탄소집약적 산업 구조 전환’, ‘수출 규범 대응’,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세 가지 축을 동시에 고려해야 합니다. 미국 IRA 요건 변화, 유럽 CBAM 본격 시행, OEM의 ESG 요구 강화는 단기 대응을 넘는 중장기 전략 수립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국 산업계는 친환경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정량적 탄소정보 관리, 공정투명성 확보, 인증기반 확보를 토대로 국제 탄소무역 질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