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현재, 중국은 자국 기술 및 전략자원의 해외 유출을 방지하고,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수출통제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희토류와 AI칩 등 첨단기술·소재 분야에 대한 수출 제한은 단순한 무역정책이 아닌 지정학적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치는 공급망 충격, 국제 분쟁,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제조업체의 전략 변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중국 수출통제법의 법적 구조와 실제 적용 사례를 중심으로, 희토류와 AI칩 분야에서의 파급 효과를 분석하고 대응 전략을 제시합니다.
1. 중국 수출통제법 개요: 기술보호에서 경제안보 수단으로
중국은 2020년 12월부터 「수출통제법」을 정식 시행하며, 국가 안보와 공공 이익을 이유로 전략물자, 기술, 데이터 등을 통제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이 법은 미국의 EAR(수출관리규정)과 유사한 구조로,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 적용 대상: 군민 양용물자(민간+군사), 핵물자, 기타 국가안보 관련 품목
- 통제 방식: 수출허가제, 목록통제제, 일시적 통제 가능
- 역외 적용 조항: 중국의 국가이익을 해치는 해외 기업도 제재 가능
이 법의 목적은 단순 기술 유출 방지를 넘어서, 지정학적 갈등 상황에서 수출을 통제함으로써 외교적 협상력을 높이고, 기술 주권을 지키는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데 있습니다.
2. 적용 사례 ①: 희토류 수출통제와 반도체 장비 대응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의 60~70%를 차지하는 국가로, 희토류는 전기차 모터, 풍력발전기, 미사일 유도 시스템 등 전략 제품에 필수적인 자원입니다. 미국과 일본 등 경쟁국이 첨단 반도체 장비의 대중 수출을 통제하자, 중국은 2023~2024년부터 희토류 광물 및 정제 제품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했습니다.
- 2024년 7월: 갈륨(Ga), 게르마늄(Ge) 정제 제품 수출 사전허가제 도입
- 2025년 초: 영구자석용 희토합금에 대한 수출심사 강화
- 영향: 글로벌 전기차, 방산, 반도체 장비 공급망에 불확실성 증대
이러한 조치는 자국 내 고부가가치 생산을 우선하며, 해외 의존도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전형적인 ‘공급망 무기화’ 형태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일본과 유럽은 희토류 대체 자원 확보에 착수했고, 한국도 광물 자립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3. 적용 사례 ②: AI칩·양자기술 등 첨단 ICT 수출 제한
AI 반도체 분야에서도 중국은 자국의 알고리즘, 설계 IP, 훈련 데이터, 고성능 컴퓨팅 기술 등에 대한 수출 규제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NVIDIA, AMD의 AI칩을 중국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한 조치에 대한 대응이기도 합니다.
- 2024년 말: 인공지능 알고리즘, FPGA 설계 툴 수출 통제 대상 추가
- 2025년: AI칩 생산용 고순도 소재 및 장비에 대한 사전허가제 적용
- 국내 영향: 중국 고객에 고성능 AI서버, HPC 장비 공급 차질 확대
이로 인해 글로벌 IT장비·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은 중국 시장 공급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으며, 한국의 AI 솔루션 기업들도 수출 제품 범위 및 기술이전 조건에 대해 정밀한 법률 검토가 필요해졌습니다. 특히 수출 대상 기술이 중국의 전략 통제 품목으로 지정되면, 제품 변경이나 공급선 다변화가 불가피해집니다.
결론: 글로벌 기업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
중국의 수출통제법은 단순한 무역 규제가 아니라, 미국·유럽과의 전략적 균형을 맞추기 위한 전방위 도구로 자리 잡았습니다. 희토류와 AI칩 분야는 그 상징적인 사례이며, 이러한 조치는 향후 배터리, 로봇, 항공우주 등 다른 전략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 기업과 정부는 다음과 같은 전략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 중국 수출 대상 품목의 전략물자 지정 여부 사전 점검 및 로드맵화
- 공급망 핵심소재의 다변화 및 국내 생산 역량 강화
- 중국 수출 시 기술이전, 공동개발, 데이터 접근 제한 조건의 법률적 설계 강화
- 국제 공조 확대 (미국, EU, 인도 등과의 희토류·첨단소재 협력 프레임 구축)
2025년의 세계 통상환경에서 수출통제는 ‘기술 주권’과 ‘공급망 안보’의 교차지점입니다. 이에 대한 정교한 대응이 곧 미래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