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현재 미중 기술냉전은 인공지능(AI)을 핵심 전장으로 삼아 더욱 첨예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AI 관련 반도체, 클라우드 인프라, AI 모델 및 알고리즘의 수출을 제약하고 있으며, 중국은 이에 맞서 자국 중심의 기술자립과 독립형 AI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러한 양국의 기술패권 경쟁은 단순한 무역 문제가 아닌, 글로벌 디지털 질서와 통상 구조에 근본적 변화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미중 기술냉전의 심화, AI 관련 무역 장벽 확대, 그리고 이에 따른 국제시장과 기업의 대응 흐름을 분석합니다.
AI 반도체·클라우드 중심의 기술패권 경쟁
AI 기술은 반도체, 서버, 알고리즘, 데이터 등 복합적 기반 위에 성립되며, 미국은 이 전반에 걸쳐 수출통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는 AI 학습과 추론에 필수적인 요소이며, 미국은 2022년 이후 중국에 대한 A100, H100 등 첨단 AI 칩의 수출을 제한했습니다. 2024년에는 규제를 더욱 확대해, 클라우드 기반 AI 학습 서비스를 중국 기업이 우회적으로 이용하는 것조차 차단하려는 움직임도 가시화되었습니다.
주요 통제 정책:
- 상무부 BIS의 Entity List 지정 확대: AI 관련 중국 국영기업·대학 포함
- AI 알고리즘 수출 통제 논의: GPT, LLM 계열 기술의 외부 이전 제한
- 클라우드 접근 제한: 미국 기업의 중국법인 대상 AI 연산 제공 규제
이러한 조치는 단순한 부품 차단을 넘어, 중국의 전체 AI 역량 축소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에 맞서 중국은 하웨이, 텐센트, 바이두 등이 자체 AI 칩 및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TSMC와 같은 비미국계 파운드리와의 협력도 강화하는 중입니다.
중국의 기술자립 전략과 디지털 블록화
미국의 기술봉쇄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은 '기술 자립(科技自立)' 기조 아래 AI 생태계를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습니다. 베이징은 2025년까지 AI 칩 국산화율 7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AI 모델 개발도 영어기반에서 벗어나 중국어·다언어 모델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주요 국책사업으로는 Peng Cheng Cloud Brain, Kunlun AI 칩 개발, 시과(曦光) 시스템 프로젝트 등이 있습니다.
중국의 대응 전략:
- AI 반도체: 하웨이의 Ascend 시리즈, 바이두의 Kunlun 칩 상용화
- 데이터 규제: 데이터 로컬라이제이션 및 국경 간 전송 규제 강화
- AI 모델: ChatGLM, ERNIE Bot 등 중국 특화형 LLM 개발 가속
중국은 AI 모델 학습을 위한 국산 클라우드 인프라 및 데이터센터 투자도 확대하고 있으며, 동시에 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는 개발환경 조성을 위해 오픈소스 생태계와 아시아-러시아 협력 기반도 확대 중입니다. 이는 디지털 패권의 분리와 'AI 블록화'라는 구조적 전환을 가속화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AI 시장의 분열과 기업 대응 방향
미중 기술냉전은 단순한 양자 경쟁을 넘어서, 글로벌 AI 산업 생태계의 이원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중심의 AI 기술 및 서비스는 안보동맹 국가로 확산되는 반면, 중국은 BRICS, 중동, 동남아 등과의 연계를 통해 독자 블록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에 있어 기술수출, 시장진출, 파트너십 전략에 구조적 전환을 요구합니다.
기업 대응 과제:
- AI 수출통제 리스트 상시 점검 및 EAR 규정 분석
- 미국-중국 간 데이터·알고리즘 접근 규제에 따른 제품 구분
- 비미국계 기술 활용(예: EU, 한국, 일본)의 전략적 배분
- AI 학습용 데이터 및 모델 구축의 로컬화 추진
특히 한국, 대만, 유럽 기업들은 기술이탈 우려로 미국 시장에 협력하면서도, 중국 시장을 동시에 고려한 이중 전략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중국 전용 GPU인 A800을 출시했지만, 2024년 추가 규제로 인해 중단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많은 기업이 기술 세분화 및 고객사 국가별 제품전략 수립에 돌입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미중 기술냉전은 AI를 중심으로 ‘무역장벽 + 기술제한 + 규제표준’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고차원 통상전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기업은 단순 수출입 전략을 넘어, 기술 라이선스 구조, 데이터 흐름, 알고리즘 통제 범위까지 고려한 글로벌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각국의 통제 리스트와 제도 변경에 대한 실시간 대응 역량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