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현재,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각기 다른 통상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무역 질서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자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보호무역 정책을 강화하고 있으며, 반면 유럽은 다자주의와 지속가능한 통상 규범을 중심으로 한 자유무역 확장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양측의 통상정책 차이를 관세, 규제방식, 무역협정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비교해보겠습니다.
관세 정책 비교: 미국의 고율 관세 vs 유럽의 안정적 관세 구조
미국은 2025년 현재 고율 관세를 전략적 통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자국 제조업 보호, 무역흑자 달성, 외교적 압박 수단으로 관세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 EU, 멕시코, 한국 등을 상대로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중국산 전기차 및 배터리에 최대 60%, EU산 철강·알루미늄에는 평균 25%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유럽연합은 WTO(세계무역기구) 규범을 중시하며 비교적 일관된 저율 관세 체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EU의 평균 MFN(최혜국대우) 관세율은 약 5~6% 수준이며, 주요 교역국과의 FTA를 통해 관세를 점진적으로 철폐하는 방향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EU는 단기적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무역 안정성과 다자주의 질서 유지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관세를 ‘전술적 무기’로, 유럽은 ‘제도적 안정 장치’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 차이는 양측 무역정책의 철학적 차이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규제방식 차이: 미국의 시장 중심 vs 유럽의 가치 중심
규제 정책에 있어서도 미국과 유럽은 상반된 접근을 취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시장 효율성과 기업 활동의 자율성을 우선시하며, 규제보다 ‘자율적 기준’ 또는 ‘자율 규제(Self-Regulation)’를 선호합니다. 2025년 현재 미국은 ESG 기준, 환경 규제, 데이터 보호 등에서 의무보다는 가이드라인 형태로 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유럽연합은 강력한 규제 체계를 통해 환경, 노동, 인권 등 ‘공공 가치’를 무역 정책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EU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강제노동 금지 규제 ▲디지털서비스법(DSA) ▲AI법안(AI Act) 등을 통해 수입 상품과 해외 기업에도 유럽 내 가치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럽식 규제는 무역 상대국에 비관세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미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이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럽은 지속가능성과 인권 보호라는 ‘정당성’을 내세워 이를 국제규범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미국은 시장 경쟁력과 기업 유연성을 강조하며 규제를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강한 반면, 유럽은 지속가능한 가치 실현과 소비자 보호를 위해 규제를 제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무역협정 전략: 미국의 양자주의 vs 유럽의 다자주의
무역협정 체결 전략에 있어서도 미국과 유럽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에 따라 양자협상(Bilateralism)을 선호하며, 국가 간 무역 불균형 해소와 정치적 우위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은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나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과 같은 다자간 무역협정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대신 특정국과의 개별 FTA 재협상 또는 철폐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2025년 현재 미국은 한국, 일본, 멕시코, 영국 등과의 기존 FTA 조항 재협상을 검토 중이며, 특히 철강·자동차·농산물 분야에서 ‘미국 우선’ 원칙을 반영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또한 무역협정을 단순한 경제 협정이 아니라 국가 안보, 기술 통제, 이민 문제 등과 연계하려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반면 유럽연합은 다자주의(multilateralism)를 기반으로 FTA 전략을 추진합니다. EU는 ASEAN, 남미(Mercosur), 인도, 아프리카 국가들과 다자 협상을 병행하며, WTO 중심의 규범 기반 무역질서 유지에 적극적입니다. 동시에 무역협정에 환경, 인권, 노동 기준 등을 포괄하는 '지속가능발전장'을 삽입하여 국제 사회에서의 가치 외교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미국은 경제·외교·안보를 결합한 실리 중심의 무역협상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유럽은 국제 규범과 가치 기반 무역질서 구축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통상정책 차이는 향후 글로벌 무역질서의 이중 구조화(dual system)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며, 제3국 입장에서는 양측 정책 사이에서 전략적 선택과 유연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