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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RA 이후, 글로벌 정책 판도 변화

by 다코부부 2025. 5. 23.

인플레이션 감축법 관련 사진

2022년 제정된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는 단순한 국내 친환경 산업 지원 정책을 넘어, 세계 각국의 산업 및 통상 정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글로벌 규범 전환의 계기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5년 현재, 미국은 IRA를 기반으로 청정에너지·전기차·배터리 산업에 보조금과 세액공제를 제공하면서 공급망 재편을 주도하고 있고, 이에 대응해 유럽연합(EU), 중국, 한국, 일본 등 주요국도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외국 보조금에 맞설 수 있는 정책을 잇달아 시행하고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IRA 이후 변화한 글로벌 정책 판도와 주요국의 대응 흐름, 그리고 한국 기업에 주는 시사점을 분석합니다.

1. IRA의 핵심 구조와 글로벌 반향

IRA는 미국 내 제조를 조건으로 전기차, 배터리, 재생에너지 분야에 세액공제 및 보조금을 제공하는 법으로, 자국 산업 보호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고자 하는 전략이 담겨 있습니다.

  • 전기차 보조금: 미국 내 최종 조립 + 핵심광물·부품 미국/FTA국 생산 조건
  • 배터리 세액공제: GWh당 $35의 세제 혜택 → 미국 내 생산 인센티브 집중
  • 청정에너지: 태양광, 수소, 풍력 발전 프로젝트에 장기 보조금 제공

이러한 조치는 세계 각국에 '보호무역적 보조금 경쟁'을 촉발시켰고, 특히 EU와 중국은 IRA를 글로벌 통상질서를 교란하는 요인으로 보고 자체 대응에 나섰습니다. IRA는 이제 미국의 내수법을 넘어, 세계 산업 정책의 기준이자 도전 과제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2. 주요국의 대응 전략: EU, 중국, 한국, 일본

① 유럽연합(EU)

  • 2023년 “EU 그린딜 산업계획(Green Deal Industrial Plan)” 발표
  • ‘넷제로 산업법’, ‘중요원자재법(CRMA)’ 제정 → 자체 보조금 체계 강화
  • 국가보조금 제한 완화 및 ‘유럽산’ 우대 기준 도입

② 중국

  • IRA 및 CHIPS 법에 대해 WTO 제소 및 보복 가능성 시사
  • 전기차·배터리 산업 내수 중심 재편 + ‘중국 제조2025’ 강화
  • 중국 중심 희소금속 수출 통제 강화 → 글로벌 공급망 압박

③ 한국

  • 2023년 ‘IRA 대응 범정부 TF’ 구성 → 미국 내 투자 확대 중심 전략
  • LG에너지솔루션·SK온 등 미국 현지 공장 설립 → 조건 충족 대응
  • 중소기업은 대응 미흡 → 원산지 기준 충족 어려움

④ 일본

  • IRA 시행 전부터 도요타, 파나소닉 중심 미국 투자 선제 진행
  • 정부-기업 공동 대응 체계 구축 → 정책 해석·계약 반영 신속
  • EU·미국 모두와 공조 가능한 중립적 공급망 구축에 집중

이러한 흐름은 단순히 법적 대응을 넘어, 산업정책의 재설계와 정책연계형 공급망 전략 수립이라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3. 글로벌 정책 판도의 구조적 전환

IRA 이후 세계는 다음과 같은 구조적 정책 판도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항목 변화 전 변화 후 (IRA 이후)
무역정책 자유무역(FTA 중심) 보조금·정책 기준 기반 무역
산업보조 국내 보조 제한 (WTO) 정책적 보조 경쟁 활성화
공급망 기준 민간 효율 중심 안보·정책 기준 중심 재편
기업 전략 수출·현지화 중심 정책 대응 중심 공급망 재설계

글로벌 정책의 흐름은 더 이상 WTO 중심의 ‘규범 통일’이 아니라, 각국의 자국 이익 중심 ‘제도 경쟁’ 체제로 변화하고 있으며, IRA는 그 분기점이 되고 있습니다.

4. 한국 기업에 주는 시사점

IRA 이후의 글로벌 정책 판도 변화 속에서 한국 기업이 취해야 할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 공급망의 정책 기준화: 원산지, 조립지, 소재 출처까지 IRA·UFLPA 대응 체계 내재화
  • 현지 투자 확대 및 미국 OEM 계약 구조 개선
  • 정부-기업 공동 대응 조직의 상시 운영: 일본식 워킹그룹 형태 정례화 필요
  • 중소·중견기업 중심 대응 체계 확대: 바우처, 인증, 실무 교육 확대

특히 IRA는 단기 정책이 아닌 10년 이상 지속되는 장기 제도이며,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미국 수출에서 점차 배제될 수밖에 없습니다. 단순히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EU, 일본도 유사한 정책 기준을 도입하면서 ‘글로벌 정책 환경’ 전체가 변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결론: IRA는 하나의 법이 아니라 글로벌 정책 질서의 전환점

IRA는 미국의 정책이자, 전 세계 국가들에게 자국 산업 보호와 공급망 재설계의 신호탄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기업도 정부도 ‘정책 대응력’을 경쟁력의 일부로 인식해야 하며, 기술력뿐 아니라 제도 적응력, ESG 기준 수용 능력, 공급망 구조의 탄력성이 기업의 생존을 좌우합니다.

글로벌 정책 환경은 빠르게 재편되고 있으며, IRA는 그 변화의 상징입니다. 한국 기업은 이 흐름을 위기로 보지 않고, 제도 기반 전략 수립의 기회로 전환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