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현재 미국은 반도체 산업을 국가안보와 경제경쟁력의 핵심 전략 산업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법제화된 지원 정책을 시행 중입니다. 대표적으로 CHIPS and Science Act(2022)와 FABS(Facilitating American-Built Semiconductors Act) 법안이 반도체 제조시설 유치 및 기술 독립 전략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미국 내 생산 유인을 위한 보조금, 세액공제, 기술투자 제한 등 전방위적 제도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미국의 반도체 정책 체계를 법률 중심으로 구조적으로 정리하고,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전략을 분석합니다.
1. CHIPS and Science Act: 반도체 산업 보조금의 근간
CHIPS 법은 미국 반도체 산업 재건을 위한 핵심법으로, 제조시설 투자에 대한 직접 보조금과 R&D 예산 확대가 중심입니다.
- 지원 내용: 반도체 제조공장(Fab), 첨단 패키징 시설, 장비·소재 생산 설비 대상
- 보조금 규모: 총 390억 달러(제조) + 110억 달러(R&D) + 20억 달러(국방용)
- 신청 요건: 미국 내 투자, 일정 고용 기준 충족, ‘우려국’(중국 등) 내 기술 확장 금지
- 대표 기업: TSMC, 인텔, 삼성전자(텍사스 파운드리), 마이크론 등
정책 특징: CHIPS 보조금은 연방정부가 지급하며, 기업이 해당 공정 기술을 중국 등 특정국에 수출하거나 투자할 경우 환수 조치가 적용됩니다. 또한 보조금 수혜 기업은 ‘기술 공유’, ‘투명한 회계’, ‘자국민 고용 우대’ 조항 등 부대 조건도 이행해야 합니다.
2. FABS 법안: 세액공제로 보완된 투자 유인
FABS 법안은 CHIPS 법과 연계되어 반도체 제조시설에 대한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별도 법률로, 투자 유인의 재정적 기반을 확장한 역할을 합니다.
- 세액공제 비율: 반도체 제조 및 첨단 패키징 설비 투자금의 25%
- 적용 항목: 장비 도입, 인프라 구축, 생산라인 확장 등 자산 취득 항목
- 보고 방식: IRS Form 3468 + Form 1120 등 연방세 신고서에 반영
- 중복 규제: CHIPS 보조금과 병행 적용 가능하나, 일부 중복항목 제외
FABS 법안은 자본 집약적인 반도체 산업 특성을 고려해, 세무적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제조시설 투자 리스크를 낮추는 역할을 하며, 특히 외국계 기업에게도 조건부 적용이 가능합니다. 단, 중국 내 기술 확장 여부에 따른 제한은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3. 정책 연계 조건: 기술통제와 공급망 재편
CHIPS와 FABS 법은 단순한 산업지원이 아니라, 기술통제와 공급망 전략까지 포괄하는 구조입니다.
- 기술 투자 제한: 수혜 기업은 중국·러시아 등 특정국에 신규 반도체 공정 투자를 일정 기간 금지
- 공급망 조건: 미국 내 조달, 우방국 중심 공급선 확보, ESG 기준 통합
- 기술 내재화: 미 국방부와 협력 가능한 공정 기준 및 보안 표준 요구
한국 기업이 보조금이나 세액공제를 수령할 경우, 장비 수출·기술 이전·합작법인 설립 등 기존 중국 사업과의 충돌 가능성이 존재하며, 사전 리스크 검토와 사업조정이 필수입니다.
4.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전략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한국 기업은 미국 반도체 정책 수혜 대상이지만, 다음과 같은 영향 및 과제가 존재합니다.
- 투자 타이밍: 보조금 신청 마감 및 세액공제 적용 시점에 맞춘 투자 일정 조율 필요
- 공급망 리디자인: 중국 협력사 비중 축소, 미국·FTA국 중심 재편
- 기술관리 강화: 기술 유출 및 수출 통제 위반 시 보조금 환수 가능
- 회계·세무 대응: 세액공제 보고 및 연방감사 기준 대응 시스템 구축
또한 한국 내 공장과 미국 공장 간 R&D 역할 분담, 수익 인식 구조, 이전가격 조정 등 다국적 회계·세무 전략도 병행되어야 하며, CHIPS·FABS 수혜를 전략적 성장 기반으로 활용하기 위한 장기 로드맵 설계가 요구됩니다.
결론: 미국 반도체 법제는 투자 혜택이자 통제 메커니즘
CHIPS와 FABS 법은 미국의 반도체 독립 전략의 핵심이며, 단순한 산업 보조를 넘어 기술·공급망·안보가 결합된 복합 정책입니다. 한국 기업에게는 미국 내 투자 확대와 글로벌 기술 역량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이자, 동시에 기술통제와 운영 리스크를 수반하는 복잡한 제도입니다.
따라서 제조업체 CFO, 전략기획, 법무, R&D 부서는 긴밀한 협업을 통해 보조금과 세액공제를 실질적인 경쟁력으로 전환하고, 동시에 글로벌 규제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내재화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