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현재, 미국의 통상정책은 단순한 수출입 장벽을 넘어서 산업보조금, 기술통제, 공급망 블록화를 통해 전략산업 보호와 경제안보 달성이라는 목표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특히 IRA, CHIPS 법, Buy American 조항 등은 미국의 산업보조금 정책이 외국 기업에 대한 무역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 통상법과도 충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미국 내 산업의 재정착을 유도하는 동시에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시키며, 한국과 같은 수출 의존형 국가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1. 미국의 대외무역전략: 보호주의의 제도화
과거 미국은 자유무역을 주도했던 국가였지만, 2020년 이후부터는 자국산업 보호 중심의 통상전략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무역 불균형 해소를 넘어, 기술 안보, 전략산업 육성, 글로벌 가치사슬 통제력 확보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트럼프 2기에도 유지
- 탈중국 공급망 전략: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품목 중심
- 통상-안보 융합정책: 기술통제, 투자심사, 플랫폼 규제 강화
이제 미국 통상전략은 기술패권 확보, 동맹 중심의 경제블록화 등 지정학적 목적에 기반하고 있으며, 이는 전통적 WTO 기반 질서와는 전혀 다른 경제안보 통상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자국 기준의 표준, 원산지 규정, 보조금 체계를 앞세워 무역 규범 자체를 리셋(rewrite)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세계 무역질서는 미국 중심의 규범 중심 구조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산업보조금 정책: IRA, CHIPS, Buy American
미국은 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직접 보조금, 세액공제, 조달 조건 강화를 시행 중이며, 특히 다음 세 가지 대표 법안이 핵심입니다.
1) IRA (Inflation Reduction Act)
- 전기차, 배터리, 청정에너지 산업 보조금 제공
- 북미 조립, 미국산 원재료 조건 → 외국산 차별 논란
- 노조 우대, 미국 내 고용 확대 조건 → 정치적 수용성 강화
2) CHIPS and Science Act
- 반도체 산업에 520억 달러 지원
- 미국 내 생산 설비 유치 시 세제 감면 및 직접 보조금 제공
- 중국 등 비우방국에 대한 기술 이전 및 신규 투자 제한 조건 포함
3) Buy American
- 연방조달 시 미국산 사용 비율 65% 이상 의무
- 의료장비, 철강, 통신, 철도 분야까지 적용 확대
이들 보조금은 모두 산업정책이자 사실상 통상장벽으로 작용하며, WTO 보조금협정에 따른 무역왜곡성 보조금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특히 Buy American 조항은 사실상 외국산 제품의 진입 자체를 제한하는 규범으로 기능하며, 미국 정부 조달시장에 대한 접근이 실질적으로 차단되는 효과를 냅니다. 이로 인해 글로벌 기업들은 미국 진출 시 단순 수출 전략이 아닌 현지 생산·합작투자 중심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3. 통상법적 쟁점과 한국 기업의 대응
미국의 산업보조금은 통상규범 위반 소지를 가지고 있으며, 동맹국조차 차별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쟁은 WTO뿐 아니라 OECD, G7, CPTPP 등 다양한 통상 거버넌스 논의에서도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 IRA → 내국민대우 원칙, TRIMs 협정 위배 가능
- Buy American → MFN, 정부조달협정(GPA) 위반 논란
- CHIPS → 무역 관련 투자조치, 기술 이전 제한 이슈
한국 기업의 대응
- 현대차 → 조지아 전기차 공장 가동 예정, IRA 대응용 현지 생산 확대
- 삼성·SK → 반도체 보조금 조건 협상, 기술유출 리스크 검토
- 중견 부품사 → 미국 로컬 기업과 합작 통한 현지 편입 전략
한국 정부는 한미 고위급 통상대화 체계 확대, WTO 이사회 및 분쟁해결절차 활용, FTA 기반 양자 해석 요청 등을 통해 제도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으며, 동시에 장기적 글로벌 공급망 전략과 맞물리는 산업정책 연계도 추진 중입니다. 특히 IRA, CHIPS 법과 관련된 미국 내 법령 해석을 실무 협의체 및 법률자문단을 통해 대응하는 구조화된 전략이 점차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결론: 산업보조금은 미국 통상전략의 핵심 수단
2025년 미국 통상전략은 산업보조금을 통해 기술패권, 안보, 지정학적 영향력 확대를 추구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무역질서 재편과 직결됩니다.
- IRA, CHIPS, Buy American → 전략산업 중심 보조금 정책
- WTO·FTA와의 법적 충돌 가능성 존재, 국제 규범 재정립 논의 중
- 한국은 현지화 + 외교 협상력 + 통상규범 연계 대응이 요구됨
결론적으로 산업보조금은 미국의 산업정책이면서도, 그 자체가 글로벌 통상구조를 규정하는 새로운 룰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기업은 법률 리스크와 기회 요인을 동시에 고려한 다층적 진출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정부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외교적 인프라를 더욱 강화해야 할 시점입니다.